[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트럼프 FX 개입설… 6일째 하락한 달러

입력 2018-08-23 07:55   수정 2018-09-20 00:31


달러화 가치가 6일째 하락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 중앙은행(Fed) 비판에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탓입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인덱스는 0.06% 하락한 95.047을 기록했습니다. 터키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이달 초 수준입니다. 장중 두 차례나 94대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Fed 금리 인상 및 달러 강세를 비판한 영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플리바게닝에 나서면서 일부에서 탄핵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코언 변호를 맡고 있는 랜디 데이비스 변호사는 이날 아침 MSNBC '모닝 조'와의 인터뷰에서 “코언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변질시키기 위해 (트럼프 선거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하려는 음모 가능성에 대해 알고 있다.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컴퓨터 해킹 사실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8월 회의록에서 위원들이 무역 분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도 달러 하락세로 영향을 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초 취임 이래, 표밭인 미국 중부의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달러 약세를 원한다는 걸 줄기차게 말해왔습니다.

최근 몇 달간 이런 수사학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유럽연합이 통화를 조작했다며 비난했습니다. 또 지난 금요일 공화당 기부자들과의 파티에서는 제롬 파웰 Fed 의장의 금리 인상에 대해 "흥분되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월스트리트는 이처럼 계속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평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JP모간체이스의 수석 미국경제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페올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약세를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도이치뱅크과 오펜하이머펀드도 달러에 대한 미 행정부 개입이 더 이상 말도 안되는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노무라의 리차드 쿠 전략가는 "만약 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의존해온 관세 부과 대신 환율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를 부과하고 미 업계 이견을 들어 특정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하는 길고 복잡한 절차를 계속하기보다, 한 번에 모든 수입품 가격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환율을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1985년 당시 플라자합의 때 협상에 참여했던 찰스 달라라 전 재무부 관료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논쟁은 점점 더 환율 문제로 진행될 것이다. 그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당초 예고했던 10%에서 25%로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떨어져 관세 효과가 낮아졌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터키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로 높이겠다는 트윗에서 터키 환율 절하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에 개입할 수 있는 도구는 뭐가 있을까요.


ING의 비제이 파텔 외환전략가에 따르면 미 재무부에 달러를 팔고 엔화와 유로와 같은 통화를 사도록 지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자산이 220억달러에 불과하고, 의회 승인을 얻어야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통화 대신 금을 사라고 해도 됩니다.

또 한미자유무역협정(FTA)처럼 각국을 압박해 기존 무역협정을 수정해 환율 조항을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매우 복잡하겠지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산업정책국장이 말한 것처럼 또 다른 플라자합의를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각국이 따라올 지는 의문이지만요.

파텔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 의회를 우회 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로 철강 관세나 추진중인 수입차 관세처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FX 시장에 개입하는 겁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달러에 대한 신뢰는 대폭 손상되고 6조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를 가진 해외 투자자들은 미 국채 보유를 대폭 줄일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입니까. 파텔은 트럼프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개입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 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단숨에 높일 수 있고,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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